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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국은 대마초가 합법이라고? (워워~ 아직은...)
    연방형사법 정보 2020. 2. 10. 04:49

    <대마초 or 대마 오일?>

    요즘 미국 약국이나 슈퍼, 심지어는 편의점에 가도 볼 수 있는 신상품이 있다. 바로 대마 오일(CBD오일 혹은 헴프 hemp 오일) 관련 상품이다. 흥미로운 점은 대마초가 불법인 지역에서도 대마 오일은 버젓이 진열대에서 판매되고 있는 경우도 있다. 이번 시간에는 대마 오일이 정확히 무엇인지, 이것이 대마초와 어떻게 다른지, 정확히 무엇이 불법이고 합법인지 알아볼 예정이다. 

    1. 알아야 할 필수 용어 구분

    우선 몇 가지 용어를 확실히 이해해야 한다. 우리가 흔히 대마초(marijuana)라고 하는 것은 대마 속(大麻屬, Cannabis genus) 식물을 폭넓게 일컫는 말인데, 이 안에 여러 가지 세부 종(種, species)이 포함된다. 가장 대표적인 3가지 종이 (1) Cannabis sativa, (2) Cannabis indica, 그리고 (3) Cannabis ruderalis이다. 그중에 (1) Cannabis sativa는 다른 말로 "hemp" (이하 "헴프")라고 부르기도 하며, 반면 우리가 흔히 아는 환각작용이 있는 대마초는 (2) Cannabis indica를 의미한다. [그리고 혹자는 (3) Cannabis ruderlis를 (1) Cannabis sativa에 포함시키도 한다.] 

    편의상 "환각작용이 없는 대마초"는 hemp이고, "환각작용이 있는 대마초"는 그냥 "대마초"라고 생각하면 편하다. 그 환각물질은 THC(tetrahydrocannabinol, 테트라하이드로캐너바이놀)라고 불린다. 즉, hemp와 대마초의 결정적인 차이점은 THC의 농도이다. 

    CBD는 cannabidiol(캐너비다이올)의 줄임말이다. 헷갈리면 안 되는 것이 cannabinoid(캐너비노이드)는 대마 속 식물들에 포함된 모든 화합물을 통틀어 일컫는 말이고, CBD는 그중 한 종류를 의미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CBD 오일은 CBD를 오일 형태로 만든 것이고, 헴프 오일은 헴프에서 추출한 CBD 성분을 오일로 만든 것이다. 즉, 헴프 오일은 CBD 오일의 한 종류이다.

     

    2. 그럼 무엇이 합법?

     

    2018년에 통과된 연방 농업법(2018 Farm Bill)에 따르면 "헴프에서 추출한 THC 농도 0.3% 이하의 CBD 오일"의 사용은 합법이다. 그전까지 헴프 오일은 1급 연방 규제 약물(Schedule I Controlled Substance)로 소지, 사용, 판매가 금지되었다. 참고로 1급이 가장 위험한 등급이며 헤로인, LSD, 엑스타시 등을 포함한다. (흥미롭게도 대마초는 여전히 1급 규제약물로 규정되어있다) 우리가 많이 들어본 코카인이나 크리스털 메스, 펜타닐 등이 2급인 것을 보면 1급이 얼마나 위험한 약물인지 알 수 있다.

    여기까지는 연방법이고, 각 주법으로 들어가면 대마초의 허용 범위가 천차만별이다. 필자가 거주하는 버지니아의 경우에는 여전히 일부 의료용(처방전)을 제외하곤 대마초 소지는 불법인데, 강 건너의 워싱턴 DC에서는 제한된 선에서 합법적인 소지 및 사용이 가능하다. (예를 들어, 21세의 성인이 2온스 이하의 개인 용도로 사유지에서만 사용 가능하다는 식. 자세한 정보는 https://mpdc.dc.gov/marijuana)

    3. 여전히 불법은?

    헴프에서 추출한 CBD 오일이라도 THC 농도가 0.3%를 넘으면 불법이다. 그리고 THC 농도가 0.3%인 CBD 오일이라도 추출 원료가 헴프가 아니라 대마초(즉, Cannabis indica)면 불법이 될 가능성이 있다. 그 외에 위에서 언급했듯이 대마초가 불법인 주에서는 연방법과 상관없이 대마초 사용은 불법이다.  예를 들어 버지니아의 경우 면허증 없이 대마초나 헴프(원재료, 식물 그대로 상태)를 소지하는 것은 위법이고, CBD 오일의 경우 일정기준 이상의 THC가 포함된 경우 농도에 따라 중범죄(felony)로 처벌 받을 수도 있다.

    그리고, 여전히 연방법으로는 대마초를 불법으로 규정하고 있기 때문에, 이론상 대마초가 합법인 주에서도 연방법을 근거로 처벌될 수 있지만 확률은 매우 낮은 편이다. 그러나 여전히 연방법 관할지역(federal land)에서는 안심할 수 없다. 참고로 제한된 대마초 소지가 합법인 워싱턴 DC의 29%는 연방법 관할지역이기 때문에 내셔널 몰 등 유명 관광지 국립공원, 정부 건물 근처에서 대마초를 소지하는 것은 위험한 생각일 수도 있다. 공항의 경우에는 공항 소재지 주법에 따라 다르지만 일단 공항 검색대에서 대마초 소지가 적발되면 TSA가 주 경찰을 호출할 것이고, 주 경찰은 해당 대마초의 소지 형태나 양이 합법적이면 처벌하지 않겠지만 불법인 경우 처벌될 수도 있다.

    한국의 경우 헴프 오일이라도 불법으로 간주되는 것 같다. 본인은 한국법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불법/합법 여부를 확신할 순 없지만, 최근 기사를 보면 미국에서 합법인 CBD 오일을 국내로 반입하다가 처벌되었다는 사례가 있었다. (관련 기사) 그렇기 때문에 미국에서 구입한 CBD 오일은 실수로라도 한국에 반입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4. 대마 오일의 효과는?

    사실 명확히 의학적/과학적으로 증명된 효능은 없다고 한다. 다만, 미국에서는 대마 오일로 드라벳 증후군(Dravet syndrome) 증세를 크게 완화시킨 사례(소위 Charlotte's Web 이야기, 관련 링크)가 미국에서 큰 관심을 불러일으킨 이후, 미국에서 큰 문제가 되고 있는 오피오이드(opioid) 중독을 완화시킬 수 있는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그 외에 진통, 진정 및 신경안정 효과 등이 있다고 알려져 왔는데 정확한 임상실험은 아직 진행 중이다. (출처)

    맺음말

    대마초를 합법화하는 주들이 늘어나고, 대마초의 숨겨진 의학적 효용이 발전되는 시기에 맞물려 헴프 오일 합법화는 미국인들의 폭발적인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당장 어딜 가도 쉽게 헴프 오일이 들어간 상품을 구매할 수 있는데, 단순히 알약, 크림, 스프레이 등을 넘어서 식용 젤리, 초콜릿, 사탕, 샴푸, 비누 등 모든 생활 용품에까지 헴프 오일 관련 제품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그러나 아직 관련 법과 당국은 여전히 진행 중이기 때문에 합법과 비합법의 경계를 넘어서지 않도록 주의해야 하며, 개인별로 효과나 부작용도 다르기 때문에 신중하게 고려해볼 사안인 것 같다.

    글: 김정균 미국 변호사(버지니아/DC/뉴욕 주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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